주세 2010.05.14 12:21 전체공개

염장 지르는 소리나 하는 인간.

나랑 10살 차이나는 막내 이모는 10살, 9살짜리 두 아들을 둔 아줌마지만 그래도 얘기가 좀 통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는지, 엄마란 존재의 마음이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지 내게 자랑삼아 이야기 하곤 한다.
같이 차를 타고 가던 중 아이들이 요즘 너무 힘들어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지쳐서 픽픽 쓰러져 잠드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나 어릴적만해도 초등학교 땐 구슬치기도 무진장하고 애들이랑 밤늦게까지 숨박꼭질도 하고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라고 이야길 했다. 이모는 마음 한켠에 자기도 지금 아이를 위해 잘하고 있는건지 확신이 안든다고, 어떨 때는 죄짓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아이도 없는 내가 부모의 마음을 어찌 알까만, "고래"에서 배운 말이 있어 한마디 거들었다.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모두가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그곳에서 벗어나는 건 아무리 진보적인 교수든 학자든, 의식있는 지식인이든 굉장히 어렵고 두려운 거라고.
그 말을 하고 나니 죄책감이 들었다. 많이 배운 것도 아니고 투철한 진보적 의식이 있는 것도 아닌 평범한 아줌마에게 "아이 문제는 결국 용기없는 부모인 당신 책임이다."라고 말한 것 같았다. 화살은 곧 내게로 향했다. 아이 문제가 아니라도 자본주의 세상에서 올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매순간 용기가 필요하다. 자본의 축복을 한 껏 받은 나로서는 "가진 것을 버릴 용기가 있는가?"라고 되물어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결국 자기는 변하지 못하면서 남 염장 지르는 소리나 하는 인간이지.
....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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