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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 미국시장 개봉

노래에 연기까지 1인 2역 …"Brava, 수미 조!"

4일 미국 개봉 예술 영화 '유스'서 활약 
주제곡 '심플 송'은 아카데미상 유력 
"소렌티노 감독 보며 카라얀 떠올려"

[LA중앙일보] 12.03.15 21:02

 

영화 '유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제가 '심플 송'을 부르며 열연을 펼치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모습. [Fox Searchlight 제공]조수미와 호흡을 맞춘 배우 마이클 케인(왼쪽)과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소프라노 조수미 인터뷰 

조수미가 영화에 출연한다고? 어딘지 낯설다. 과연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호기심 반, 걱정 반이다. 하지만 일단 영화 '유스(Youth)'를 보고 나면, 이 역할에 조수미보다 완벽한 캐스팅은 없었으리란 확신을 갖게 된다. 

이탈리아 출신의 젊은 거장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작'유스' 는 알프스 산자락 고급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는 노년의 예술가들을 통해 나이듦의 의미와 삶에 대한 통찰을 전하는 예술 영화다. 조수미는 현실과 마찬가지로 세계적 소프라노인 '수미 조' 역을 맡았다. 극 말미에 등장해 잠깐의 연기와 주제가 '심플 송(Simple Song #3)' 을 부르는 게 분량의 전부지만, 그 누구보다 강렬하고 아름답게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그녀가 등장하는 짧은 순간을 통해, 110여분간 잔잔히 이어져 온 영화의 감동은 절정으로 치달아 찬란히 빛난다. '역시 조수미'란 찬사가 절로 나오는 존재감이다. 영화의 개봉에 앞서 조수미를 만나, 그의 '영화 외도기'를 들어봤다. 

이경민 기자 lee.rachel@koreadaily.com 

- 영화 출연 계기가 궁금하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전작 '그레이트 뷰티'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의 예술 세계를 동경하며 언젠가 함께 일해보고 싶단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나에게 딱 맡은 역할이 있다며 연락이 와 흔쾌히 응했다. 내 목소리를 좋아한다고 해 줘 아주 기뻤다." 

- 함께 일해 본 소레티노 감독은 어땠나. 

"생각보단 무서웠다. (웃음) 굉장한 완벽주의자더라. 현장에서 모든 걸 휘어잡는 장악력이 대단했다. 젊은 시절의 지휘자 카라얀이 떠오를 정도였다. 세트 밖에선 천진난만하고 상냥한 어린 아이 같은데, 카메라만 돌아가면 전쟁 모드로 들어가는 듯 했다." 

- 직접 부른 주제곡인 '심플 송'이 영화와 어우러지며 큰 감동을 준다. 

"촬영에 앞서 런던에서 노래 녹음을 먼저 했는데, 부르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음악적 기교 면에서도 어려웠지만, 영화의 피날레와 잘 어울리도록 표현해내야 하는 것도 큰 도전이었다. 첫 파트가 크로스오버 적이라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었고 바이올린 솔로와 주고 받는 부분도 쉽진 않았다. 엇박도 많고 수학처럼 정확히 박자를 계산하며 노래해야 하는 부분도 상당했다. 아주 심플하게 들리지만 복잡한 구석이 많은, 바흐의 음악같은 곡이다." 

- 대배우 마이클 케인과 연기 호흡을 맞춘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어떻게 연기했나. 

"영화 전체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심플 송'은 오직 자신의 부인인 멜라니만이 부를 수 있는 곡이라며, 영국 여왕의 간곡한 연주 부탁을 거절했던 발린저(마이클 케인)가 낯선 소프라노에게 그 소중한 곡을 부르게 하는 순간이다. 발린저가 지휘를 하기 전 눈빛으로 나에게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했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노래인지 알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난 미소로 그에 대한 대답을 한 셈이다. '아직 저를 잘 모르시죠? 하지만 이제 보여드릴게요. 제가 어떤 식으로 노래하는 지 똑똑히 봐주세요' 라는 대답이었다. 언어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노래니까." 

- 함께 연기해 본 마이클 케인은 어떤 배우였나. 

"이틀 동안 함께 촬영을 했는데, 그를 보니 '타고났다'는 게 뭔지 느껴졌다. 눈빛과 손짓 만으로도 매번 다른 느낌을 담아내는 연기력은 정말 말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감독도 별다른 디렉션이 없더라. 지휘 장면을 도와주러 왔던 젊은 지휘자도 '별로 가르칠게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항상 유머러스하고 사람들을 편안하게 대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젊은 시절 한국 전쟁때 영국군으로 참전한 적이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한국 뉴스에 늘 귀를 기울이며 기쁜 소식엔 함께 기뻐하고, 슬픈 소식엔 함께 슬퍼했다더라. 한국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느껴져 감사했다. 개인적으로는 내 바흐 앨범을 소장하고 잠이 안 올 때마다 듣는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촬영장을 방문한 가족들에게 일일이 나를 소개해 주며 먼저 기념사진까지 찍자고도 하시더라." 

- 영화 속 새빨간 드레스와 립스틱 색상도 강렬했다. 

"소렌티노 감독의 선택이었다. 여러가지 옷을 입어보게 한 후 골라준 드레스다. 영화 속에서도 있는 그대로 '소프라노 수미 조'를 연기하는 것이라 내 개인 드레스를 입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영화 현장에선 내 주장만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더라. 조금은 아쉬웠다." 

- 완성된 영화를 본 감상이 궁금하다. 

"걸작이고, 명품이다. 분명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어느 정도는 고생도 해보고, 삶의 쓴 맛도 보고, 눈물 젖은 빵도 먹어 보고, 인생이 무엇인지, 외로움이 무엇인지, 늙으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등을 생각해 본 사람이라야 이 영화의 의미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속에서도 영화가 너무나 많은 유머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게 바로 인생 아닐까." 

- '심플 송'으로 내년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노려볼만 한데. 

"영화사인 폭스 서치라이트 측에서 그렇게 밀고 있다. 그 동안 많은 상을 받아봤지만, 이 곡으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는 기쁨이 온다면 큰 영광일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영화 주제곡이 있었지만, 이렇게 클래식과 뉴에이지, 크로스오버의 색채를 두루 가지면서도 예술적 감성과 시적인 깊이가 담긴 곡이 한번쯤은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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